컴퓨터 작동에서 현상적인 것과 인과적인 것의 구별

현상과 인과는 중요한 사태 인식의 기준이다. 이러이러한 원인이 있으면 저러저러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논리적인 추론 관계가 인과이고, 이 인과가 눈앞에 드러난 것이 바로 현상이다.

보통 인과적인 것은 현상으로 드러나야 인식이 되서, 상식적으로는 구별이 안되고 혼용하기도 한다. 그런데 이 둘은 엄밀히 보면 차이가 있다. 인과적인 것은 순수하게 논리적인 관계로, 사태 A와 사태 B의 상관관계가 확실성을 획득한 것이고, 현상적인 것은 오감에 드러난 물리적인 공간성이다.

컴퓨터 작동에 이들 개념이 적용된다면 그 예화를 예로 들어보겠다.

PC를 할때 모뎀에 나타나는 LED의 상태로 현재 네트워크 장비와 상태가 나타난다. 시스코에서 개발한 가정용 모뎀을 보면 RX, TX에 대응되는 LED가 파란색이면 채널 본딩이 진행중이라고 되어있다. 이 경우 현상적인 것은 LED의 파란색 점등이고, 인과적인 것은 채널 본딩이다. 채널 본딩이 되면 모뎀의 라우터 기능이 연결을 제한하게 되어 몇개의 PC에는 인터넷 연결이 안된다. 보통 상식적으로 볼때 인과는 곧 현상이고 현상은 곧 인과다.

그런데 현상적인 것은 인과적인 것과 별도로 일어나기도 한다. 펌웨어 해킹 등의 이유로 LED가 파란빛이 되더라도, 그 인과적인 것은 다른 목적인 경우가 있다. 프록시 재정비 같은 것이 일어날때 채널 본딩을 나타내는 현상이 동시성으로 일어나면 그러하다. 이 경우 현상적인 것과 인과적인 것의 대응은 대충 아래와 같을 것이다.

현상적인 것 1 – 파란색 LED 점등
인과적인 것 1 – 일부 PC 인터넷 불가
인과적인 것 2 – 프록시 서버 재정비

이 경우 현상적인 것은 하나지만, 인과적인 것이 두개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고, 이 조합은 더 많은 경우의 수가 있게 된다. 현상에는 꼭 하나의 인과가 대응하는 것이 아니고, 현상적으로 동연성적으로 대응이 되기에, 이 유사함에 착안해서 보면 여러 인과가 겹친 사태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시정하거나 대응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.

이 경우의 수를 다 알 수 있다면 보안적인 것을 해나갈때 보탬이 된다.

보안이 깨트려지는 경우에는 한번에 하나만 인식해야 하는 논리 규칙에 지배를 받는 것이라 많은 영민한 침해자들이 동시에 여러개의 원인으로 하나의 결과를 일으키도록 현상을 겹치기도 한다. 이 경우 속임수가 쓰인 것이다. 즉 두개의 원인 중에 하나만 인식해서 해결했어도 해결이 완전하게 안된 이유가 여러 인과를 한 현상으로 소급해서 속임수를 쓰는 경우가 있다.

이 경우에는 정말로 집중해서 현상을 검토해보는 수밖에 없고, 경험적으로 알게 된 노하우가 중요해진다.

때로는 흄이 지적한 것처럼 인과적으로 연이어서 일어난 일들이 그저 연접으로 일어난 것일뿐이고 서로 연관되지 않는 원인일 수도 있는데 이것도 잘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.

예를 들면

현상적인 것: 인터넷이 안됨
인과적인 것: A의 PC에 ARP 문제
인과적인 것: 집안 라우터의 문제

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.

고수라고 해서 늘 이러한 판단을 빠릿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미리 인식해두면 차이가 만들어질 것이다. 이러한 사고의 틀을 공유해보도록 하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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